임대차 불안, 중저가지역 매매 많아질 수도…주택시장 전망과 변수 

 


지난해는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도 주택시장에 대한 수요자의 관심이 뜨거웠다. 작년 11월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83만여 건을 기록했고, 한국부동산원 기준(12월말)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는 각각 7% 이상 올라 2011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국 아파트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도 무려 28:1을 보였다.
 

주택시장의 가격급등을 진정시키기 위해 6·17과 7·10 대책 등 강도 높은 규제를 쏟아냈지만, 8월 들어 전세시장의 매물부족과 가격급등 현상이 불거지면서 좀처럼 집값이 진정되지 않았고, 비규제지역과 중저가 지역의 가격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 뿐만 아니라 울산·세종· 대전 등 지방광역시를 중심으로 가격상승이 가파른 한해였다.

 

올해 주택시장도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동반상승이 예상된다.

수도권 일부와 울산·세종·대전·광주 일대는 전국 평균보다 가격상승률이 오히려 높을 수 있다. 약 23만호 정도의 올해 아파트 입주 예정물량은 전년에 비해 16% 정도 감소한 것이다.

주택임대차 3법 개정이후 신규 임대차 매물출회가 줄며, 전세가격 상승이 전국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전세불안이 야기되는 지역의 자가 이전이 이어지며, 전세가격 불안이 매매가격을 받쳐주거나 가격상승을 이끄는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판단된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위축 극복을 위해 적어도 올해까지는 저금리 현상이 지속될 전망인 데다, 소상공인을 위한 정부 3차 추경과 수도권 3기 신도시 토지보상금 유입 등 시중에 부동자금이 풍부하다. 다시말해 부동산 자산을 대체할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당분간 부동산 시장에 수요자 관심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2021년 주택시장에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주택임대차 시장의 불안 강도를 잘 살필 필요가 있다. 아파트 입주물량이 23만호 정도로 전년보다 감소할 전망이라, 주택임대차 시장의 불안 양상이 중저가 지역의 매매 이전으로 이어지며, 매매시장 가격상승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극복 여부와 경기변화를 지켜볼 필요도 있다. 백신개발과 보급에 따른 코로나19 극복 시기와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 등 경기회복이 부동산 시장 구매력의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엔 다주택자 매물출회 여부도 중요한 변수다. 보유세의 또 다른 한 축인 종부세는 공정시장가액 비율 및 세율 인상,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강화 등이 겹치며 제도시행 유예기간 전 세 부담을 피할 수 있는 상반기에 다주택자의 매물출회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 부담보다 주택가격 인상이 기대되거나 저금리로 이자부담이 낮아 매각보다는 증여가 늘어난다면, 생각보다 규제가 시장의 매물증가를 이끌어내는데 한계를 보일 수 있다.

다만 주택시장의 가장 큰 변곡점은 역시 금리와 공급 두 가지다.

수도권 3기신도시 30만호 공급이 현실화되는 시점은 적어도 2023년 정도는 돼야 할 것이고, 시중에 풀린 부동자금 3000조원이 회수되는 시점은 코로나19 극복이 가시화되는 시점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올해보다는 2022년이나 2023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출과 세제·청약 규제 등 강력한 수요 억제정책 속에서 다주택자는 운신의 폭이 많지 않다.

하지만 무주택자라면 연내 공급을 앞둔 분양시장에 노력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분양시장의 호조로 올해 30만호 이상의 물량이 공급될 예정인데, 규제지역은 무주택 세대주 자격을 갖춰야 아파트에 당첨되는 상당히 공정한 시장이다. 올해 생애최초와 신혼특공 물량이 증가하고 소득기준이 완화됐다. 여기에 수도권 3기신도시 사전예약이 3분기부터 3만호 가량 공급될 예정이다.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주택 매매가격과 가속화되고 있는 임대차시장 불안 속에서 청약이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국민 절반 이상이 청약통장을 가지고 있고 1순위자가 1000만 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민간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주변시세보다 분양가는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수도권과 지방광역시 일대 또는 전세난이 큰 지역의 청약수요가 상당할 것이므로 상반기는 민간사업지, 하반기는 수도권 3기신도시 같은 공공사업지에 주목하는 청약자가 늘어날 전망이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