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 수리하지 않은 경우 근로계약 종료시점은

1월17일 사표낸 월급근로자, 당기(1월)후 일기(2월) 경과한 3월1일 

 

바야흐로 평생 ‘직장’시대에서 평생 ‘직업’시대로 옮겨가고 있다. 사오정(45세 정년)이라는 말처럼, 예전에는 학업을 마치고 한 번 기업에 입사하면 정년까지 근무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요새도 그럴 것이라고 믿는 근로자는 극히 적다. 오히려 요즘은 적절한 시기에 좋은 근로조건을 제시하는 회사로 이직하면서, 자기 몸값을 불려가는 경력관리(Career development)에 신경쓰는 근로자가 많다. 이 때 전 회사와의 관계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해 주의가 필요하다.

 

자발적으로 회사를 사직하는 경우 회사에서 사표를 수리(동의)한다면, 그것으로 근로관계가 종료되므로 문제가 없다. 다만 회사에서 근로자를 붙잡고 싶어, 혹은 막상 대체할 인력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사표를 수리해주지 않으면 문제가 된다.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는데, 즉 근로자가 퇴직의사 표시 후 사용자가 승낙하지 않은 상태에서 결근하면, 이는 근로계약 위반인 무단결근이 된다. 아직 근로계약관계가 법적으로 종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먼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근로계약서에 근로계약 종료시기에 관한 규정을 둔 경우가 있다. 이때는 그 규정에 따른다. 예컨대 회사 취업규칙에 “근로자는 사직하기 30일 전에 사직의사를 회사에 신고해야하며, 후임자에 대한 업무 인수인계를 성실히 해야 한다”고 규정됐다면, 당해 규정의 해석상 사직서를 제출하고 30일이 지나면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된다. 물론 그 30일 동안에는 근로계약관계가 지속되므로 출근의무가 있고, 후임자에 대한 업무 인수인계도 성실히 수행해야할 의무도 부담해야한다. 

 

회사에서 사표를 수리해주지 않는데, 단체협약·취업규칙·근로계약서를 모조리 찾아봐도 관련규정이 없는 경우도 있다. 근로기준법 역시 관련규정을 명시하기 않았기에, 이때는 일반법인 민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보통의 경우인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중 월급을 받는 근로자(“기간으로 보수를 정한 때”)는 민법 제660조 제3항의 적용을 받는다. 월급제 근로자의 임금지급기(급여계산 기준기간)는 한 달(month)이다. ‘당기’의 의미는 사직의 의사표시가 있었던 날이 포함된 임금지급기이고, ‘일기’는 그 다음 한 달을 말한다. 예컨대 1월17일에 퇴직의사를 표시한 근로자의 경우 당기는 1월31일까지고, 일기는 2월 한 달(1 임금지급기인)이다. 따라서 이 근로자에게 계약해지 효력이 발생하는 시점은 당기 후 일기를 경과한 3월1일이고, 이 때 비로소 출근의무도 소멸한다.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중 일급·시급을 받는 근로자(임금을 기간급으로 정하지 않은 경우)의 경우에는 민법 제660조 제2항의 적용을 받는다. 따라서 회사(사용자)가 사직의 의사표시를 통고받은 날로부터 1개월이 지나면 근로계약 해지의 효과가 발생한다. 예컨대 2월9일에 퇴직의사를 표시한 근로자라면, 1월이 경과한 3월9일에 근로계약 해지의 효력이 발생한다.

 

출근의무가 있는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무단결근을 할 경우 무노동무임금 원칙에 따라 해당 기간 임금은 제로(0)가 돼, 근로자 입장에서는 퇴직금 등의 산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무단결근으로 회사가 손해가 발생하는 등 특별한 경우에는 손해배상책임도 질수 있으므로 주의해야한다. (노무법인 원 정원석 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