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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팬, 엔터테인먼트사 연결하는 플랫폼”
케이팝 굿즈 중개플랫폼 ‘덕질’ 운영…㈜엠프 이종석 대표 


산업이 된 팬덤, 팬이 창출하는 산업 ‘팬더스트리(FANDUSTRY)’는 8조원 규모로 시장이 성장했고, 코로나19 팬데믹은 이러한 팬덤 산업을 온라인으로 더욱 확장시켰다. 하이브의 ‘위버스’, SM엔터테인먼트 ‘디어유’, 네이버 ‘브이라이브’ 등 팬덤 플랫폼은 팬 유치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한다. K-POP 인기에 힘입어 팬덤 관련 서비스 스타트업들도 급부상하고 있다.

케이팝 굿즈 중개플랫폼 덕질을 운영하는 ㈜엠프의 이종석 대표는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자리에서 전세계 누구라도 자유롭게 덕질을 할 수 있도록 ‘덕질’이 올인원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동안 팬들은 아티스트의 굿즈를 제작해 구글이나 네이버폼 등을 이용해 사고 팔고 있었는데요, 개인 계좌를 이용해 현금거래를 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사기나 탈세 문제가 발생했죠. 덕질 플랫폼은 굿즈의 기획부터 제작, 디자인, 생산, 판매 그리고 배송까지 모든 과정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맛집 어플로 시작해서, 팬덤과 굿즈 시장을 발견

기존의 K-POP 문화콘텐츠 시장이 연예기획사에서 팬에게 전달하는 공연, 음원 광고 등을 중심으로 운영됐다면, 최근에는 팬들이 콘텐츠를 주도적으로 생산하고, 팬들에게 재공급하는 2차 산업으로 발달하고 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한류 동호회 회원은 1억477만명을 넘어섰다. 팬들의 구매력이 높아지면서 굿즈, 전시회, 축전광고 등의 팬더스트리 시장 규모도 점차 확대하는 추세다.

“처음에는 맛집 소개 사이트를 운영하는 사업으로 시작했어요. 앱을 론칭하고 강남에 시장조사를 나갔는데, 한 카페에서 어떤 팬이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생일 이벤트를 하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그 카페 이야기를 맛집앱에 올려 소개하고, 팬 행사에서 굿즈를 판매하기도 했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죠. 이후 시장조사를 하면서 팬덤과 굿즈의 시장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현재 엠프에서 생산 가능한 굿즈는 200종 이상이라고 한다. 엠프는 생산된 제품을 사전 검수를 거쳐 고품질의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2021년 기준 2만3000건 이상의 제품을 80개국으로 배송했으며, 해외 수출신고 등 업무 진행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있어 배송사고, 오배송 발생률도 0.8% 내외에 그친다.

“2020년에 일본 시장을 시작으로 한류 스타의 굿즈를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지난해에는 다양한 국가에서 판매량이 300% 이상 증가했습니다. 특히 글로벌 팔로워가 많은 홈마 등이 저희 플랫폼을 이용하면서 해외 유저와 판매량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죠.”

다양해지는 팬덤 이벤트…비공식 굿즈 시장 8천억

이 대표는 또 온·오프라인 팬덤 이벤트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이돌의 생일이나 기념일에 지하철 광고면에 광고를 하는 지하철 축전광고는 서울지하철 기준 최근 5년 사이 광고 건수가 약 10배 이상 증가했고, 시장규모는 410억원에 달하죠. 이 광고 시장은 엠프가 공략하는 또 하나의 시장이기도 합니다.”

팬 광고의 시장도 크지만, 팬이 직접 촬영하거나 제작한 사진이나 이미지 등을 전시공간에 전시하고 공유하는 이벤트도 연간 500~700회 진행된다. 또, 아티스트의 기념일 등에 카페와 같은 공간을 활용해 굿즈 나눔 이벤트와 소통 행사는 연간 7000회에서 1만회 이상 열린다는 것이다.

홈마(홈페이지 마스터)는 팬클럽의 리더 격으로 아이돌이나 연예인들의 주요 행사에서 이들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 온라인에 올리며 팬 문화를 이끌어 간다. 이들은 직접 찍은 사진이나 사진을 이용한 굿즈를 제작해 판매하고, 팬덤 시장 내에서 브랜드화를 진행하고 있다. 팬들이 특정 홈마의 굿즈를 검색, 재구매하면서 일부 홈마는 수백억원 단위의 굿즈 거래를 형성하고 있기도 하다.

굿즈의 제작과 공유, 유통이 하나의 팬덤 문화로 발전하면서 비공식 굿즈 시장 규모는 8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팬들이 직접 제작한 굿즈를 유통하고 이벤트 진행, 축전 광고 등이 트렌드를 이끌며 시장을 형성하면서 글로벌 K-POP 플랫폼의 필요성이 커졌다.

“NFT·메타버스 등 기술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

이 대표는 향후 메타버스와 같은 기술이 확산되면서 케이팝 산업 규모는 지금보다도 10배, 20배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우리나라는 콘텐츠를 만들거나, 팬덤을 겨냥해 아티스트를 만드는 능력이 탁월해 여기에서 파생될 다양한 사업의 규모도 상당하다는 것이다.
 
팬들의 굿즈 제작시 공식 콘텐츠 사용이나 가공 등으로 엔터테인먼트사와 IP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 로열티 지급 및 상생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덕질은 NFT를 활용해 자동으로 엔터테인먼트사에 로열티를 지급하는 방안을 고안하고 있다.

 “앞으로 홈마와 같은 팬 굿즈 제작자들이 자신의 고유한 콘텐츠에 NFT를 활용하고, 또 메타버스 등을 이용해 세계시장에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팬덤 문화, 홈마 문화에 대해 평가절하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 대표는 콘텐츠의 시대에는 아티스트가 창조한 문화 뿐만 아니라 팬들과의 소통 교류활동 또한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여지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이 대표는 덕질을 케이팝과 아티스트, 팬, 엔터테인먼트사를 하나로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만드는 것이 비전이라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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