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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포인트·도도카트…고객 관리 스마트하게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 돕는다…㈜스포카 최재승 공동대표 


‘포인트 적립’은 손님을 다시 매장으로 오게 할 수 있는 유인수단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고객은 불편하지 않게 포인트를 적립하고, 매장은 고객의 정보를 축적하면서 쉽게 고객관리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스포카가 2012년 선보인 태블릿 기반 고객관리서비스 ‘도도포인트’는 새로운 고객관리 해법을 제시한다. 지난 10년간 전국 2만5500곳의 매장에서 2500만명이 이용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스포카 최재승 공동대표는 ‘매장과 세상을 세련되게 연결한다’는 비전을 제시하며, 소상공인의 매장 경영혁신을 꿈꾸고 있다고 했다. 최 대표는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자리에서, 도도포인트는 소상공인의 매출을 늘리는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불편하고 번거로운 포인트 적립…‘도도포인트’로 스마트하게

“제가 커피를 좋아해서 매일 6~7잔도 마셨는데, 그때마다 쌓이는 적립카드를 관리하기가 불편하더라고요. 스마트폰이 한창 사용되기 시작하던 때에 좀 다른 방식으로 해보자 했고, 도도포인트를 고안했죠.”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바이오메디컬 공학학사, 코넬대학교 바이오메디컬 공학석사를 취득하고 SK케미칼 연구원으로 일했던 최 대표는 2011년 창업가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서비스 개발을 시작했던 처음에는 QR코드나 어플리케이션 등도 해봤지만, 고객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 바쁜 카운터 앞에서 휴대폰을 꺼내고, 앱을 설치하고, 회원가입을 하는 방식이 복잡하고 번거롭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매장에 태블릿PC를 제공하고 전화번호만 입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면서 지인인 손성훈 대표가 함께 하게 됐다. 스탠포드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맥킨지앤컴퍼니 컨설턴트로 일하던 손 대표와 최 대표는 2012년 도도포인트를 만든다.

“개인 매장과 유동인구가 많은 홍대 주변에서 먼저 시작했죠. 가진 돈을 탈탈 털어 태블릿 200대를 구입해서 점주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며, 우리 서비스를 써달라고 사정을 했죠. 그때 둘이 스쿠터 타고 매장을 무작정 찾아다니면서 문전박대도 많이 당했어요. 그래도 입소문이 나니까 주변 상인들이, 서울 전역에서, 부천에서도 우리 서비스를 찾기 시작하더군요.”

도도포인트는 카운터 앞 태블릿에 전화번호만 입력하면 회원가입과 동시에 포인트가 적립되는 방식이다. 고객은 카카오톡으로 포인트 적립 내역과 이벤트 문자 등을 받아 볼 수 있다. 매장에서는 신규, 단골, 생일 고객 등을 자동으로 확인할 수 있고, 고객의 유형을 원하는대로 분류할 수도 있다. 고객별 방문 및 구입 패턴은 물론, 매장의 가장 바쁜 시간과 요일 데이터, 월간 신규 고객수와 주요 고객층의 정보도 리포트로 받아볼 수 있다.

코로나로 몸살을 앓던 지난해 도도포인트는 IT기반 마케팅 플랫폼 역할을 톡톡히 했다. 도도포인트를 도입한 매장들이 도도포인트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도도메시지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고객과 소통을 해왔기 때문이다. 스포카에 따르면, 지난해 매장당 평균 6535건의 쿠폰을 발송했고, 쿠폰을 통해 매출이 50% 올랐다는 것이다. 코로나 한파 속에서도 매출 효율을 높일 수 있었던 셈이다.


“고객과 신뢰를 쌓는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자주 오는 VIP 고객들에게 특별한 혜택을 주면, 소비자 입장에서도 챙김을 받는다는 마음에 점주와 사이가 돈독해지죠. 위기관리도 가능합니다. 수년 전 버블티 발암물질 검출 파동으로 당시 크게 유행했던 버블티 매장들의 타격이 컸어요. 버블티 재료인 타피오카의 문제였는데, 안전한 타피오카를 사용하는 곳도 많았거든요. 저희 가맹점이었던 버블티 매장은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안전한 재료를 사용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서 살아남을 수 있었죠. 코로나19 때도 마찬가지입다. 매장에 오지 않으니까, 배달을 시작했다는 메시지를 고객들에게 알리고 배달 매출을 올릴 수 있었죠.”

“식자재 유통 과정 주먹구구”…앱 ‘도도카트’로 디지털화

지난해 8월 스포카는 외식업체 점주들이 매장 운영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식자재 비용 관리에 직접 나섰다. 우리나라 외식시장은 128조원 규모이고 국내 식자재 유통업시장 역시 49조원으로 막대하지만, 낙후된 유통구조로 매장 점주들은 공급사나 동종업계 지인으로부터 정보를 취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제대로 된 식자재 유통 전문 플랫폼이 없다보니, 식자재 비용이나 관리가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평가다.

“예를들어 매장 운영비용이 1000만원이라면 그 중 400~500만원이 식자재 비용인데, 바쁘다보니 영수증만 쌓아놓고 관리가 이뤄지지 못하는 것이죠. 또 식자재를 한곳에서만 주문하는 게 아니라 5곳, 많게는 15곳까지 거래를 합니다.”


스포카가 선보인 식자재 비용관리 앱 ‘도도카트’는 모바일 앱에 고기, 야채, 생선 등 식자재 구매명세서를 촬영해 올리기만 하면, 복잡한 거래내역을 한눈에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거래처별·품목별로 구분해 보여주는 것이다. 지금까지 납품업체와 주먹구구로 이뤄졌던 유통과정을 앱 하나로 간편하게 관리할 수 있어, 이용자들은 지출항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이용료 또한 무료다.

도도카트는 이러한 비용관리서비스에 더해 최근 ‘식자재 거래처 찾기’ 기능을 새롭게 구축하고, 매장에 맞는 농식품 공급업체 연결을 돕는 플랫폼 역할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점주들의 선택권이 확대되고, 유통생태계를 투명하게 조성할 수 있다는 것이 최 대표의 설명이다.

지난달 도도카트 누적 거래액이 1000억원을 돌파하면서, 9월 기준 앱을 통해 집계된 식재료 납품업체 수가 5만여 곳, 품목 수도 55만여 개에 달한다.

최 대표는 “몇달 새 신규 가입자 수도 가파르게 늘어남에 따라 식자재 유통의 디지털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원하는 거래처를 선택해 신선한 식자재를 경쟁력 있는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맞춤형 기능을 지속적으로 고안, 기술서비스 역량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행착오도 적지 않았지만, 10년간 스포카는 업계 1위 업체로 성장했다.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며, 최 대표는 “정보의 비대칭을 깨뜨리고 싶다”고 말한다. 정보의 비대칭이 존재하는 시장은 항상 그 정보를 쥐고 있는 자가 이득을 취할 수 밖에 없다. 스포카는 그 정보를 독점하는 대신 고객정보를 매장에서 직접 관리하고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게 하고, 식자재 거래정보를 매장에서 보다 손쉽게 관리하도록 정리해 제공해준다. 스포카 또한 누적된 데이터를 통해 다양한 사업을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매장을 운영하는데 IT 플랫폼 활용은 필수불가결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소상공인의 고민을 덜어드릴 수 있도록 도도포인트와 도도카트 양대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하고, 고객과 비용 관리 뿐만 아니라 매장의 매출증대에 실질적으로 보탬이 되는 서비스를 구축해 나갈 것입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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