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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멈춰 선 전시산업…‘기술’로 넘다
중소기업 해외박람회 참가의 모든 것…㈜마이페어 김현화 대표 


수출이 경제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기업이 해외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수단이 해외박람회다. 기업이 박람회에 참가하는 것은 잠재고객을 확보하는데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으로 꼽힌다. 그러나 진출하려는 국가에 맞는 해외 영업인력을 갖추고 해외박람회를 준비하는 중소기업은 드물다. 또 우수한 품질과 기술을 가지고 있어도 대기업에 비해 브랜드 이미지가 낮고, 자체적인 역량의 한계로 해외마케팅에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전세계 박람회의 디지털 허브를 지향하는 해외박람회 전문플랫폼 ㈜마이페어는 이러한 중소기업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참가 신청에서부터 인테리어, 운송, 통번역, 각종 서류작성에 이르기까지 박람회 참가에 필요한 다양한 매칭 서비스를 제공하고, 박람회 참가 후에는 성과분석 서비스도 제공한다.

마이페어 김현화 대표는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자리에서 “코로나19로 전시산업이 잠시 위축됐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해외판로 개척에 목말라 있기 때문에 온라인 박람회나, 리모트 박람회 같은 하이브리드 박람회, 메타버스 박람회 등 다양한 박람회 기술이 등장하면서 전시산업의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밑바닥부터 차곡차곡 쌓아온 18년 경력 전문가

18년간 국내외 전시산업에서 전문경력을 쌓아온 김현화 대표. 그는 2003년 전시산업에 관심을 갖게 되는데, 에너지 넘치는 박람회장과 많은 사람을 만나는 일이 자신과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제 고향이 부산인데 당시 처음 생긴 부산 벡스코에 가서 아무 사무실이나 들어가 일자리를 달라고 했어요. 그렇게 아르바이트로 일을 시작했다가 2004년에는 한국국제전시에서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했고, 2005년에는 한국교육개발원에서 32억원짜리 박람회를 맡아 진행하기도 했죠. 2006년에는 국내 최연소로 국제전시기획 전문가자격증인 CEM을 획득했습니다.”

김 대표는 2009년 박람회 컨설팅 회사인 ㈜메쎄루이를 설립하고 두산중공업, 제주테크노파크, 실감미디어기반조성사업단 등 다양한 기업과 기관의 박람회 컨설팅을 진행했다. 메쎄루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사들이 박람회 서비스 매칭 플랫폼화를 제안하면서, 김 대표는 시장조사와 테스트를 통해 2018년 ㈜마이페어를 설립한다.

코로나19 위기를 새로운 기회의 발판으로 삼다

마이페어는 3500개사의 국내 기업회원을 보유하고, 전세계 1300개 이상의 주최사 및 박람회와 제휴를 맺으며, 2019년에는 프라이머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성장가도를 달려오던 마이페어는 코로나19로 인해 존망의 기로에 놓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쇼크는 대표적인 대면 비즈니스인 전시산업에도 생태계의 존속을 위협하는 사건이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기술은 30년 이상 이어져 온 박람회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악몽이었죠. 정말 최악이었어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난해 1월에만 약 4억원 규모의 해외박람회 부스 예약이 모두 취소되면서 처음엔 갈피를 잡지 못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그동안 빠르게 성장하면서 더 많은 것들을 해결하기위해 좀 더 고도화된 시스템이 필요했고, 이 코로나 시국에 그런 시스템을 만들자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이죠. 정말 어려운 시간을 겪었고 버텨냈고, 그래서 이제 좀 더 성장을 할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을 합니다.”


마이페어는 지난해 8월 ‘박람회 온택트 참가 솔루션’을 강화했다. 온택트 참가 솔루션은 오프라인 해외박람회를 비대면으로 참가하는 ‘리모트 부스 참가 프로그램’과, 온라인으로만 해외박람회에 참가하는 기업을 위한 ‘온라인 부스 참가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리모트 부스 참가 프로그램은 ▲해외 현장 부스 설치 ▲부스 상주 통역사 섭외 ▲전시품 운송통관 ▲화상시스템 구축 ▲인플루언서 마케팅 ▲현지 쇼핑몰 입점 프로세스 등을 지원한다. 온라인 부스 참가 프로그램은 ▲온라인 부스 제작에 필요한 마케팅 자료 제작 ▲검색결과 확보를 위한 사전 마케팅 작업 ▲바이어 발굴 ▲화상회의를 위한 시스템 세팅 ▲통역사 섭외 및 교육 등이 있다.

해외전시회 지원사업 모두를 마이페어에서 본다

지난 11월에는 ‘해외전시회 지원사업 모음 서비스’를 론칭했다. 수출중소기업들이 해외전시회를 참가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전국 500여개의 정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등 해외전시회 지원 정보를 한 눈에 보여주는 서비스다.

“마이페어 고객사들 중에서 해외박람회 참가를 할 때 어떤 지원사업이 있는지 조차 모르고 계신 경우도 많습니다. 해외박람회 지원사업들이 복잡하기 때문인데요, 해외박람회 지원사업은 다양한 기관에서 다양한 기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사업명과 다양한 조건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필요할 때에만 지원사업을 찾거나 이용하려는 기업에게는 해당 사업에 대한 이해와 선택 자체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해외박람회 참가를 위해서는 부스비 외에도 항공, 숙박, 외부인력 섭외, 운송·통관, 부스 디자인, 마케팅 자료 제작 등 소요되는 비용 역시 만만치 않다. 초기 시장을 공략하려는 중소기업에게는 비용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에 지원사업을 활용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서 김 대표는 기업이 필요하지만 놓치고 있는 다양한 해외박람회 지원사업들을 수출중소기업들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해외전시회 지원사업 모음’ 페이지를 시작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마이페어는 12월 초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와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해외박람회 참가업무 지원 수출바우처’ 공식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수출기업이 마이페어의 유료서비스를 좀 더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마이페어, 전세계 전시회 디지털 허브가 될 것”

마이페어는 창업과 함께 기업부설연구소인 박람회 성과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박람회는 참가 성과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어려운데, 이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만들어 AI 기술를 접목한 시스템을 설계하는 등의 연구를 하고 있다.


김현화 대표는 중소기업이 해외박람회에 참가하는 것만으로 매출로 이어지는 성과를 기대해서는 안된다며, 박람회의 성과는 준비를 얼마큼 했느냐에 달려있다고 조언한다.

“무엇보다 타깃을 명확하게 설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타깃을 통해 얻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메시지 수립부터 사전 마케팅, B2B 고객관리, 세일즈 등 복합적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부스 준비과정에서는 경쟁사들이 전년도에 어떻게 참가했는지 등을 분석하고 경쟁력과 차별성을 찾아야 하죠. 이를 바탕으로 한 상세한 전략수립이 필수입니다.”

김 대표는 전시회와 IT서비스, 전시데이터를 바탕으로 전세계 전시회의 디지털 허브를 지향한다고 했다. 현재 서비스 중인 부스예약 플랫폼을 시작으로 중국기업의 해외박람회 이후 일본, 태국 등 아시안 시장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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